한화시스템 BEYOND SW 11기

Ep 26. 값진 시간

삼록이 2025. 5. 16. 00:47
Prologue. 

 

지난 주 주말 이틀동안 피피티 자료를 만든다고 회고를 건너띄었고.

어제 최종 프로젝트 발표 후 수료를 마치고 오늘 이렇게 회고를 쓴다.

한화시스템 BEYOND SW 11기 과정이 끝이 났다.

어제 수료를 하고 강사님과 동기들과 마무리 회식을 했다.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한 주 전에는 지쳐

그냥 모르겠고 빨리 발표 끝나고 회식하는 그 순간만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순간이 와 즐거웠고 행복했다.

 


 

자만 그리고 자각

 

마지막 일/이주 프로젝트 마무리를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느낀 것은 '나 못하는 구나' 였다.

디테일을 잡아나가야하는데, 구현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던 기능들에서 다시 문제가 있어 살펴보아야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은 없으니 조급하고. 그런데 끝이 난 줄 알았던 기능에서 문제가 있고.

그래서 다시 살펴보면 내 착각으로 인한 문제였다.

내가 로직을 쓸 데 없이 복잡하게 설계했나...?

이러한 일들도 있고 디테일을 잡는 것에도 부족하여,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 그동안 자만하고 있었다. 나 개발 못한다.'는 자각을 매일 하였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강사님께서 테스트 발표가 있으니 PPT와 발표를 다 준비해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주말은 내내 PPT를 하느라 개발을 하나도 하지 못하였다.

디테일 잡을게 아직 많은데... 또 앱에 새롭게 구현해야하는 것도 있는데...

웹에서는 작동되는 결제기능과 화상채팅을 앱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상태였고 앱에서 알림기능도 구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발표 준비가 급하였기에 일단 개발은 반포기 상태로 주말은 발표준비부터 하였다.

사실 발표자료를 빨리 만들고 남은 시간에 앱을 손봐야겠다는 생각이 컸지만 주말에 결국 코드는 전혀 보지 못했다.

 

그렇게 월요일. 수업이 끝나고 첫번째로 강사님 앞에서 발표를 하는데.

처참했다.

피드백이 엄청나게 쏟아졌다.

강사님과 동기의 피드백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다.

'무슨 서비스 인지 모르겠다.' ,  '구성이 아예 없다.'

내가 처참했다고 표현한 것은 그렇게 보잘 것 없는 거에 대해서

나는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테스트 발표를 하던 공간에는 발표자 위주로 참석해서 팀원들이 없었는데. 

팀원들이 자리에 없던게 다행일 정도였다.

 

두 번째 각성

 

두번째 팀 발표를 듣는 데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장 이틀 뒤 발표인데 피피티를 아예 새로 만들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지금 빨리 다시 만들어야하는데...'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강사님과 두,세번째 발표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곧바로 집을 향했다.

 

최근,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반성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번 돌아가는 길은 정말 정말 반성이 크고 팀원들한테 진심으로 정말정말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미안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부족한 것을 속으로는 팀원들 탓을 조금은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스트 발표에서 무참히 깨지고 나서 확실히 깨달았다. 내가 부족하고 진짜 쪽팔리는 짓을 했다.

 

급했다. 월요일 밤이었고 수요일이 발표다.

그래서 집가는 길에 카페인 도핑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집 앞 메가커피를 들려 녹차라떼를 드링킹했다.

(Ep.20 밀크티 각성에 이은 2차 녹차라떼 각성이었다...)

 

사실 강사님의 피드백 중 '구성이 없다'는 말이 정확했던게

피피티를 만들기 전에 구성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주말에 감마라는 AI를 처음 써봤고 곧바로 유료 결제까지 했다.

내가 피피티를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없는데 감마가 나보다는 더 잘만드는 것 같았고 

이걸 쓰면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키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마가 만든 틀에 그냥 우리 프로젝트를 담아냈다.

(이때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코딩을 할 때도 생각없이 이해없이 AI껄 복붙해다 쓰면 망하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감마가 만든 디자인 요소를 세심하게 바꾸기에는 너무 불편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없으니 그냥 쓰자 하고 썼었던 건데...

무튼. 

어찌됐든 새로 만들어야 했고 집에 와서 노트와 펜을 꺼내고 일단 피피티의 구성부터 짜기 시작했다.

사실 이 당연한 걸 안했으니... 그러곤 그냥 파워포인트로 피피티를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밤샘

 

중간 프로젝트를 할 때도 그래도 바빠도 3~4시간은 잤었는데 워낙 급하니 밤을 새게 되었다.

팀원도 같이 밤을 새고 있어서 중간중간 채팅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외롭지는 않았다..ㅋㅋㅋ

새벽 6시쯤 되니 머리가 너무 멍했다... 머리가 거북이가 된 듯한 느낌.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산책을 한 바퀴해야겠다 싶어 집을 나가는데 날이 밝아있었다.

참... 오랜만이었다.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이렇게까지 완전히 밤을 새고 나시 해가 뜨는 걸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 밤을 샌 상태에서 날이 밝아지고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 한적한 거리를 보면 드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이 정말 오랜만이었다...(좋은..느낌은 아니다... 그냥 오묘한 느낌..?)

해가 뜬 아침...

그리고 아침 8시까지 계속 작업을 하다 너무 효율이 안나와 일단 조금은 자야겠다 싶어 2시간을 자고

10시에 다시 일어나 작업을 시작했다. 학원엔 휴가를 신청했다.

그리고 다시 작업을 하여 오후 쯤엔 강사님께 결과물을 보내드린뒤 다시 테스트 발표를 하기 위해 학원을 향했다.

 


 

2차 밤샘 with 재석

 

피피티를 수정하면서 구현 움짤을 다빼고 모바일 화면을 연동하여 직접 시연하는 것으로 바꾸었었다.

사실 앱에서 아직 못한 부분이 많아서 그걸 숨기려 처음엔 웹 중심의 움짤로 발표를 진행하려했었다.

그런데 강사님께서 장점이 드러나지 않는다고도 피드백을 주셨는데 생각해보니 그래도 우리는 앱으로도 만든게 확실한 장점인 것 같아 방향을 바꾸었다.

다행히 새로 만든 피피티에 대해서 강사님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다고 평가해주셨다..흑...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강사님과 팀원들 앞에서 테스트 발표를 진행하였는데..

문제는 내가 대본도 읽어야하고 동시에 모바일 앱도 시연해야하고 하니 발표 진행이 잘 안되었다.

강사님과 팀장님은 차라리 시연을 보조하는 사람을 한 명 두는 게 어떻냐고 제안하셨는데.

사실 의문이었다. 당장 발표가 내일이었고 합을 맞추는 게 짧은 시간에 가능할까 싶었다.

그런데 사실 그렇다고 내일까지 내가 발표를 달달달 외울 수준이 되는 것도 불가능이었다.

그래서 재석님이 발표를 도와주는 걸로 했고 합을 맞추기 위해 또 다시 밤을 새야했다.

우리집까지 팀장님이 차로 재석님과 나를 데려다 주셨는데 그 야간 드라이빙이 ... 요 며칠 계속해서

조급했던 와중에 참 좋았다

 

무튼 집에 돌아와 재석님과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는 너무 잠이 와 새벽 2시에 먼저 자고 재석님은 조금 더 연습하다 잤다.

그리고 새벽 4시부터 다시 피피티 스크립트를 만지고 학원을 가기 전까지 재석님과 계속해서 합을 맞추었다.

마지막 날

 

이제 학원을 가는 마지막 날.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발표는 오후 2시부터 시작이어서 학원에서 오전에도 발표연습을 했다.

다행히 오전부터 나의 발표와 재석님의 앱 시연 싱크가 정말 좋아졌다.

솔직히 내가 중간중간 스크립트를 자주 바꾸고 연습할 때마다 다르게 말을 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발표

 

오후 2시가 되고.. 드디어 우리팀 발표가 시작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연습보다 발표할 때 더 괜찮았다.

심사위원 분들도 좋게 봐주셨다.

끝나고 나서는 정말 시원~~했다 ㅋㅋㅋㅋ 역시 발표는 무조건 빨리 하는 게 짱이다.

그리고 다른 팀의 발표를 보는데 정말 정말 잘만들기도 했고, 나라면 어떻게 하지 싶었다.

왜냐하면 다른 팀 모두 일반적이지 않은 서비스를 구현했는데 두 팀 모두 실시간으로 통신하는 게 위주여서 정말 어려운 것이었기때문이다.

그리고 모두의 발표가 끝이 나고 수료식이 시작되었다.

 

모두들 정말 고생많았고 감사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우수수료생과 프로젝트 1위에 뽑혔다.

좋았고 미안했다.

우수 수료생에는 준혁님과 내가 뽑혔다.

우수 수료생에 뽑힌 건 나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기에 뿌듯하고 좋았지만,

나만이 열심히 한 것은 아니기에 미안했다.

(특히 우리 복습 4인방들...)

프로젝트 1위에 뽑힌 것도 미안했다.

솔직하게 내가 앱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해서 스스로 좀 떳떳하지 못했거니와, 정말 잘한 다른 팀의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같이 고생한 우리 팀원들이 좋은 결과를 함께 맞이해서 한편으론 좋기도 했다. 

(고마웠슴돠 수혁님.영일님,재석님!)

무튼. 

다들 축하해주었고 다들 기분 좋게 수료식을 했다.

특히 강사님이 마지막으로 준비해온 말씀을 전하시는데 마지막에 울컥 하시는 강사님의 모습에 

나와 동기 모두 찡했던 것 같다. 

강사님.매니저님.우리 동기들 정말정말 고생 많이 하셨고 감사했습니다!

최고의 11기!!!!(병윤님.. 표정이 이상하게 나와 가렸어요..ㅠ 가려진 성혁님과 성재님..ㅠ)

 

 


Epilogue. 귀하고 값진 시간

 

뒤풀이 중 담배 및 바람쐬는 우리들... 비주얼이 거의 마 깡패다...

 

6개월 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코딩이란 것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와서 정말~ 많이 배웠다.

그땐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시간도 돈도 날리고 했지만,

지금은 그거 내가 직접 만들 수 있겠는데? 라는 자신까지 생길 정도니까.

 

단순히 코딩이란 것에 국한되서 배운 것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뭐든 배우고 열심히 하면 못할 거는 없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중요한 것도 배웠다.

살아가면서 '내가 할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생긴다면

이 부트캠프를 했던 것 처럼 배우고 또 열심히 하면 못 할 것도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이 부트캠프 11기를 신청했을 때, 

아 내가 시간과 돈 날리지말고 이렇게 빨리 뭐라도 배울걸. 빨리 신청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냥 개발을 배워야겠다라고 마음 먹었을 때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하고 가장 빨리 여는 곳인 여기를 택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래도 유명한 부트캠프 이런데 안가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다.

비전공자 반으로 운영한다고 했을 땐, 혹시 애매하게 배우게 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도 있었다.

OT를 마치고 아 다 인상이 삐리한데~ 라며 여자친구에게 말을 했던 기억도 있다.

(정말 미안합니다 사랑하는 동기들...ㅎ 근데 우리 다 같은 생각이었잖아요ㅋㅋㅋㅋ)

 

인생이란 참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던 시기에 신청했는데,

그렇게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때 신청했기에. 그때 이 한화부트캠프였기에. 그때 만난 사람들이었기에.

이 6개월의 시간은 나의 인생 전체에서 정말 유익했는데 심지어 너무 즐겁기까지 했다.

 

진짜!

이 한화SW부트캠프에서 강사님과 우리 동기들과 함께하고, 배우고, 열심히 했던 이 6개월은 

내 인생에서 너무나도 귀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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